소원은 하나인데, 갖고 싶은 건 세 개였던 화성인 이야기
앰프의 요정 화성인 하나가 지구에서 하드드라이브 하나에 완전히 꽂혔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그게 요술램프라고 확신했다. USB 단자는 주둥이라고 믿었다. 물론 하드드라이브는 램프가 아니다. 하지만 유튜브 쇼츠 세 개를 보고 이미 확신해버린 화성인에게 제품 설명서 따위는 별 소용이 없다. 그는 인터넷에서 본 대로 하드드라이브를 열심히 문질렀다. 한 번. 두 번. 세 번. 퐁. 연기가 피어올랐다. 화성인은...
앰프의 요정
성인 하나가 지구에서 하드드라이브 하나에 완전히 꽂혔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그게 요술램프라고 확신했다.
USB 단자는 주둥이라고 믿었다.
물론 하드드라이브는 램프가 아니다.
하지만 유튜브 쇼츠 세 개를 보고 이미 확신해버린 화성인에게 제품 설명서 따위는 별 소용이 없다.
그는 인터넷에서 본 대로 하드드라이브를 열심히 문질렀다.
한 번.
두 번.
세 번.
퐁.
연기가 피어올랐다.
화성인은 얼어붙었다.
정말 요정이 나왔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그는 Lamp Genie가 아니었다.
Amp Genie였다.
앰프의 요정이 근엄하게 말했다.
“소원 하나를 들어드리겠습니다.”
화성인은 더 큰 문제에 빠졌다.
원하는 게 세 개였기 때문이다.
$.
어떤 밴드 보컬의 목소리.
그리고 그 밴드의 노래를 완벽하게 부르는 능력.
그런데 소원은 딱 하나.
화성인은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인류가 복잡한 문제 앞에서 종종 사용하는 해결책을 선택했다.
전부 한꺼번에 질러버렸다.
“$!!
그 보컬 목소리!!
그 노래 완창!!”
앰프의 요정이 멈췄다.
“……?”
문제가 있었다.
그는 소원 전문 요정이 아니었다.
음향 담당이었다.
요정은 어디선가 거대한 앰프 하나를 꺼내더니 노브 세 개를 천천히 돌렸다.
MONEY.
VOICE.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요정은 $와 화성인의 엉망진창인 주문을 번갈아 쳐다봤다.
잠시 후 마지막 노브에 손을 올렸다.
글자가 스르륵 바뀌었다.
INSANE.
딸깍.
화성인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완전히 맛이 간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악!!
내가 원한 목소리는 이게 아니었다고오오!!”
앰프의 요정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그가 하드드라이브를 가리켰다.
“문지르기 전에 램프인지부터 확인하세요.”
잠시 침묵.
“저는 앰프 담당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상한 게 하나 있다.
이 화성인은 왜 하필
Baby Richman 싱어의 목소리를 원했을까?
그리고 왜 하필 그들의 노래
〈Lights Down〉을 완벽하게 부르고 싶었던 걸까?
대체 그 목소리와 음악이 얼마나 대단했으면
화성에서 온 인간이 $까지 걸었을까?
아니, 잠깐.
우리 지금 화성인의 음악 취향을 믿고 있는 건가?
여기까지 읽었으니 확인은 해봐야겠다.
화성인의 판단이 맞았는지.
아니면—
앰프의 요정이 또 사고 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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